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일상/SNS

책갈피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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점심시간 잔업을 마무리하기 위해 책상에 앉아있었는데,
중학생정도로 보이는 작은 아이가 제 몸보다 커보이는 가방을 메고 사무실로 들어왔다.
평소 내 일이 아니면 신경을 잘 쓰지 않았기에 가벼이 무시했지만,
잠시후 이 아이가 나에게 다가왔다.
 
남자아이처럼 대충 자른 머리에 초등학생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어려보이는 얼굴.
하지만, 이쁘장하게 생긴 눈 코 입덕에 한눈에 여자아이라는 걸 알아봤다.
 
사무실에 남아있던 몇 사람을 거쳐 나에게 온거라 주눅이 들었는지
들릴듯말듯한 목소리로 "이것 좀 사주세요"라며 책갈피를 내밀었다.
 
평상시의 나였으면 말상대도 안했겠지만, 주눅든 아이의 모습이 안쓰러웠는지
"내가 이거 사줄테니까 앞으로 공부 열심히 해야 해"라며 두개를 만원주고 사주었다.
 
그 아이는 처음 나에게 왔을때보다 밝아진 얼굴로 "네~"라고 대답하곤 사무실 문을 나가버렸고,
내가 산 책갈피 두개도 그대로 책상 서랍속으로 직행되어 버렸다.
 
그렇게 2년이 지난 지금
 
일주일에 책 한권씩 읽기라는 신년계획을 잡고 책을 읽다 이 책갈피 생각이 났다.
나머지 한개는 어디있는지 모르겠지만,
그때 그 아이가 내 말을 듣고 열심히 공부하고 있기를 바라며 조심스레 책갈피의 포장을 뜯어본다.

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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